[칼럼] 전쟁과 무기, 외형 키재기 멈춰야

마성기 외부 필자 승인 2020.08.16 11:10 의견 0
사진=마성기 필자

최근 우리 대한민국이 각종 첨단무기를 쏟아 내며 급속한 군사대국화를 걷고 있다. 외신들의 집중 관심을 받기도 하고 있지만 특히 중일 등 주변국의 촉각이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이들 또한 신무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

커뮤니티 등에 군사마니아를 자처하는 사람들의 글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을 정도다. 대부분이 구독률을 의식한 자극적인 제목 일색이고, 단순스펙 비교로 승패를 논하는 등, 그 수준이 낮아 그다지 눈여겨 볼 내용들은 없다.

한 가지 예로 미사일을 두고 이야기 하는 것을 보면, 대부분 사거리와 속도를 두고 성능을 논하고 있다. 물론 멀리 나가고 빠른 게 좋긴 좋다. 그러나 그 밖에도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지표들이 있고, 그에 따라 전술적 쓰임새나 위력의 차이가 있다.

첫째로 미사일은 보다 먼 거리에서 먼저 보고 먼저 쏘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빠르고 정확하게 날아가 표적을 맞춰야 한다.

여기에 필요한 것이 유도기술이다. 레이더 등 센서 기술은 기본이고, 미사일의 비행제어 기술(관성 및 추진력, 항력과 양력 등의 유체역학적 해석 등)등 전기, 전자, 기계, 수학, 물리 등 고도의 기술이 집약되어야 한다. 요즘에는 미사일의 센서(자체레이더나 적외선 탐색기와 같은)를 교란하거나 아예 무력화 시키는 재밍기술도 발달하고 있어서 항재밍 기술도 필요하고, 함대함 미사일의 경우는 바다 수면위로 낮게 날면서 적의 레이더를 회피하기도 하는데 이를 시스키밍이라고 한다. 시스키밍의 경우는 파도에 의한 난반사로 인한 신호의 잡음을 필터링 할 수 있는 능력도 요구된다.

속도가 빠르다고 좋은 것도 아니다. 속도가 빠르면 관성의 법칙에 의해 급선회 등 기동성능에는 오히려 불리하다. 제아무리 회피기동을 한다고 해도 종말단계에서는 정확한 타격을 위해 급기동은 못하게 된다. 때문에 상대의 기동패턴을 예측할 수 있다면 제아무리 빠른 미사일도 요격을 못하리란 법은 없다. 다만, 대응시간이 너무 촉박해서 요격하기 힘들다는 것일 뿐이다. 미국은 이미 요격불가라는 극초음속 미사일의 요격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코 간단한 기술이 아니다. 이 모든 분야의 성능을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는 없다. 무기체계를 만든 당사국이 아니면 모른다. 아니면 실전에서 맞붙어 보기 전에는 성능을 평가할 수도 없다.

요즘 우리도 항모전단을 만든다고 하니까 떠다니는 비싼 표적에 불과하다는 둥, 중국은 항모타격 미사일이 있다는 둥 여러 의견들이 난무하는데, 대부분이 근거로 하는 것이 이와 같이 단순 스펙을 들이대고 있는 것이다.

그럼 상대가 아군 함대를 발견하고 쏠 때까지 이쪽은 가만히 있는가? 상대의 정찰자산이 무엇이며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미리 분석하고 준비한 뒤에 결심을 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다양한 변수들이 작용되며, 풍부한 실전경험에서 다양한 전략, 전술적 능력이 가미돼 승패를 가르게 된다.

분명한 것은 방어가 공격보다 훨씬 어렵고 비싼 비용을 요구한다는 것은 틀림이 없다. 그래서 그런지 한국도 공세적 방어로 국가전략을 바꿔가고 있는 것 같다. 한국이 말하는 독침전략이 바로 그것이다.

미국과 중국만 침략적 군사력 건설에 치중하는 것 같고 이제는 전쟁으로 상대방 영토를 침탈하는 행위는 자칫 공멸을 부르는 짓이기 때문에 각국의 군사력이 억지력 확보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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