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소크라테스의 약속

김현태 논설위원 승인 2020.08.26 09:35 의견 0
의사협회 집행부

폭풍전야. 사람도 날아가고 큰 돌덩이도 구르게 한다는 태풍 ‘바비’의 위력만 걱정스러운 게 아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데 일조한 사랑제일교회나 대한민국이 침몰하는 걸 바란다고밖에 볼 수 없는 극우 무리들. 그리고 이 판국에 본인들 밥그릇을 더 큰 것으로 챙기려는 의사협회와 전공의 무리들 또한 태풍 바비와 같은 우려스럽고 걱정되는 존재들이다.

특히 지역의 공공의료 인력에 대해선 눈곱만큼도 생각해보지 않고 다만 의대 정원 늘린다는 것에만 발끈하며 의사국가고시도 안 보겠다는 의대생 무리들까지도 걱정스러운 건 매한가지다.

뿐만 아니라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직도 잘 모르는 청와대의 임시직 벼슬아치들. 뜻 안 맞으면 사표 내고 나오면 그만이거나, 잠잠해지면 그대로 눌러 앉으면 그만인 이들. 국회의원 머릿수를 180여명으로 몰아주었는데도 거드름 피우며 야당과 도매금으로 비판받고 있다.

굳이 나열하자면 그렇다. 폭풍전야와도 같은 무리들 말이다.

소크라테스는 독약을 마시고 죽어가면서도 제자 크리톤에게 의학의 신인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닭 한 마리를 바치기로 했는데 못 바쳐서 빚이 되고 있다며 대신 바쳐달라고 부탁했다. 지금 힘 있는 이들은 신의은커녕 국민들과의 약속을 너무나 쉽게 저버린다. 전체주의자라고 할 수밖에 없는 소크라테스도 안 지켜도 그만인 약속을 대신 지켜달라고 했는데 말이다.

대한의사협회의 휘장을 자세히 보면 그리스 신화에서 의학의 신인 아스클레피오스의 신화와 관련된 막대기를 뱀이 둘둘 휘감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건 일찍이 아메리카합중국의 육군의무병과 장교들 휘장이기도 했다.

말해 뭐하나. 그만하자. 절이 보기 싫으면 중이 떠난다고 하질 않는가. 그런데 절은 중이 왜 떠났는지 알기나 할까. 태풍 '바비'가 더욱 걱정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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