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LCD꼼수… 뒤통수 맞은 한국 기업들

강 훈 기자 승인 2020.09.01 15:31 의견 0
삼성디스플레이 쑤저우 LCD 공장.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중국의 야심이 LCD사업에서 정확히 드러났다. 중국 가전업체 TCL 그룹 자회사인 패널업체 차이나스타(CSOP)가 삼성디스플레이의 쑤저우 LCD 공장을 약 1조3000억원에 인수했다. 삼성플레이는 올해 말까지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LCD 생산을 중단하고 차세대 퀸덤닷(QD) 디스플레이 양산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세계 LCD 업계에서 한국이 일본은 제친 것은 2000년대 중반부터다. 2004년 이후 한국은 5세대, 7세대, 8세대 라인의 투자를 주도했다. 

중국이 치고 올라온 시점은 2000년대 후반이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 2012년 유럽 재정위기를 겪으며 고부가가치 시장을 차지하던 일본과 대만 업체들이 실적 악화를 겪게 됐다.

기회를 잡은 중국은 정부 보조금과 관치금융의 지원을 받으며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중국기업의 공격적 투자로 다른 나라 기업들이 투자를 기피하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중국의 투자 점유율이 증가했고, 시장 주도력을 강화시킨 중국은 시장 점유율까지 확대해 나갔다. 

결국 국내 디스플레이업체들은 중국 기업에 점유율을 뺏겼다. 우리 기업들이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LCD사업을 축소하고 있는 틈을 타 중국 업체들은 그 자리를 빠르게 차지하고 있다. 

한때 한국으로 장악됏떤 LCD 패널은 이제 이른바 ‘중국 시대’가 도래하게 됐다. 중국과의 점유율 격차는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 디스플레이의 쑤저우 공장 지분 60%를 먹었기 때문이다. 

공장 지분을 매각하는 동시에 CSOT의 관련 지분에 투자하며 2대 주주로 오른 삼성디스플레이지만 아쉬운 점이 많다. 공장 매각 이후 어느 정도 완제품 비율을 낼 수 있도록 기술지원 등 협력을 하겠다는 취지를 밝혔으나 중국 패널업체의 생산능력이 향상하며 업계를 장악할 미래를 생각하면 아깝기 그지없다.

제조업 관계자는 "LCD 패널사업 축소 과정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시장점유율 하락과 수익성 부진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점을 떠올리면 더욱 아쉽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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