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비유도 눈치껏 해도 해야

김현태 논설위원 승인 2020.09.18 16:05 의견 0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오죽하면 여당도 고개를 돌렸을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군복무 특혜 의혹을 방어하려다가 독립운동의 표상인 안중근 의사에 비유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심사숙고 없이 낸 논평이 ‘추미애 감싸기’가 아닌 ‘추미애 죽이기’가 됐다. 논평을 거뒀어도 매번 ‘끌올’될 낯뜨거운 발언이다.

안중근 의사의 후손들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군 복무 이탈 혐의자를 호도했다”고 비판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 사퇴와 이낙연 대표의 사과를 촉구하며 국회 의원회관 앞에서 항의 시위를 열겠다는 계획까지 밝혔다.

아무리 추 장관 구하기라 해도 건들면 안 되는 정도의 선이 있다. 최소한의 자기 희생이 있어야 안중근 의사의 유지를 실천했다고 볼 수 있는데 추 장관 아들에겐 그런 건덕지도 보이지 않는다. 풍전등화 같은 삶은 살지도 않았다. 그야말로 2020년 적절하지 않은 인용 1순위로 꼽힐만한 망언이다. 

‘가만히 있으면 반이라도 간다’고 말한다. “카투사 자체가 편한 군대다”라고 말했다가 공개 망신을 받은 기억을 떠올려서라도 조잘거리는 입을 자중해야 한다. 도를 넘어선 옹호 발언은 국민 정서를 자극할 뿐이다. 여권 인사들은 검찰의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만이라도 행동과 발언을 자중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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