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여... 정신차리자

봉기자의 호시탐탐

조규봉 기자 승인 2020.03.19 15:21 의견 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여파로 대구시 도로 일대가 한산하다. 사진=한준희씨

시국이 시국인지라 조심스러운 얘기입니다. 그러나 할 말은 해야겠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두 달이 다 돼 갑니다. 의료진들은 자발적으로 대구·경북 지역으로 향했습니다. 위험하니 가지 말라는 손길을 뿌리치고 짐을 싸들고 내려갔습니다.

희생정신 하나로 간 의료진들에게 대구시는 도리어 돈을 뜯어냈습니다. 감사하다고 말하지는 못할망정 무료로 제공된 모텔임에도 방값을 받아냈습니다. 이걸로는 모자랐을까요? 급기야 숙소에 있던 의료진들을 내쫓기까지 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이 무서워서 어쩔 수 없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돕고자했던 의료진들은 영문도 모른 채 갈 곳을 잃게 됐습니다. 이들의 입장에선 ‘되로 주고 말로 받은’ 격입니다. 

대구·경북 지역 사태를 보고 욕을 하지 않은 국민들은 드물 것입니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도우려고 애썼던 사람들입니다. 너무 오냐오냐 했던 탓일까요.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 못하는 지경에 이르러 굴러온 도움을 스스로 걷어차고 있습니다.

코로나 공포보다 파렴치해진 인간들의 본성이 더 공포스러운 요즘 입니다. 나중엔 영화 ‘기생충’ 꼴이 될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옵니다. 위험을 핑계 삼아 다른 집으로 숨어 들어가 기회를 엿보며 주인 행세를 할 날만 기다릴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정치인들은 이때다 싶어 더 난리입니다. 누군가는 ‘난리 부르스’라고 말하지요. 중앙정부가 11조원에 달하는 추경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정치권은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대구지역 우선으로 추가예산 1조원을 편성했더니 플랜카드를 걸어놓고 시위 아닌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대처에 대한 극찬에도 누구보다 앞장서서 비난으로 칠하고 있습니다. 한국 앞에 ‘코로나19 사태에 모범적인 사례’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이 이들에겐 달갑지 않은 모양입니다. 이를 보고 대중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하는 것도 없이 입만 벌렸다하면 악다구니만 퍼붓는 사람들이 불편은 누구보다 많다. 집에 처박혀 있으면서 밥만 달라고 외치는 삼식이와 다를 바 없다.”

다소 강한 어투이지만 고개가 끄덕여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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