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저들의 모임, N번방]①지금도 역추적… “가해자에게 인권을?”

강 훈 기자 승인 2020.03.24 11:39 의견 0
조주빈 것으로 추정되는 인스타그램 계정.

“인스타그램에 검색해보세요. 이 아이디가 계정을 팔로하고 있다면 바로 차단하세요. 그 사람입니다.”

연일 대한민국이 분노로 차있다. 분노를 뛰어넘어 환멸에 이르기까지 했다.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성착취물을 제작·유통한 조주빈(25)의 신상이 24일 공개됐다. 이를 토대로 역추적을 실시해 나온 새로운 내용들은 카카오톡과 SNS,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됐다. 

조주빈의 것으로 추정되는 인스타그램 계정도 발견됐다. 해당 계정은 ‘dpvlspvmfls’로, 한글로 치면 ‘에피네프린’이다. 에피네프린은 교감 신경을 흥분시키는 약물이다. 약물을 이용한 아이디에 네티즌들은 경악을 하다못해 어이가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일부 네티즌들은 해당 계정의 팔로잉 목록에서 자신 또는 지인의 아이디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사진 수집용으로 여성들을 무작위로 팔로우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중에는 가수, 배우 등 여자 연예인들도 대거 포함됐다. 

아이디가 알려진 후 2시간여 만에 약 3300명이 차단을 했지만 그동안 신상이 노출되고 있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고 무섭다는 호소가 이어졌다. 익명을 요구한 대학생 A씨는 “현재 가지고 있는 2개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보니 문제의 계정이 팔로우하고 있었다. 바로 차단을 했지만 얼굴과 일상 생활을 관음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조주빈이 작성한 네이버 지식인 답변.

네이버 지식인으로 활동했던 정황도 확인됐다. 일부 네티즌들은 공개된 학보 기사에 적혀진 메일 주소를 통해 아이디를 발견했다. ‘지식인의 끝’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질문에 답변을 남긴 조주빈의 행적은 그야말로 가관이었다. 그가 남긴 답변 중에는 “부모님께 말씀드리세요. 성폭행은 친인척사이에 빈번히 일어납니다”, “여성 동의 없이 이뤄진 거면 신고 가능합니다. 경찰서로 가세요” 등 성범죄 관련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일각에선 성범죄가 성범죄 관련 충고를 했다는 사실에 할 말을 잃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사방 피해자는 현재까지 확인한 바로만 74명이다. 이 가운데 미성년자는 16명 포함됐다. 끔찍하다 못해 인권을 짓밟은 사건에 대해 대다수는 용서 없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지금도 조주빈에 대한 역추적은 진행되고 있다. 인권을 침해해도 되냐는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하고 있지만 “가만히 기다릴 수 없다. 이들이 영웅이 되기 전에 밟아버려야 한다. 가해자에겐 인권이란 없다. 오로지 강력한 처벌만이 있을 뿐이다”라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수천만 명이 분노하고 있다. 순식간에 퍼진 SNS 계정 정리, 청와대 청원 역대 최다 서명 등은 이들의 목소리를 직접적으로 보여줬다. 지금 여기서 박사방을 비롯해 N번방 관련자들 전체에 대한 엄벌이 없다면 여성들에게, 피해자들에게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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