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구 모 전문 ‘대면 강의’ 강행… “학생들 의견 무시”

박혜빈 기자 승인 2020.04.22 16:29 의견 0
사진=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홈페이지 열린공간 게시판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로 온라인 강의가 실시되는 가운데 대전의 한 전문대학교가 대면 수업을 강행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21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대구보건대학교가 학생들의 문의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대면 강의를 진행하려 한다는 폭로글이 게재됐다.

자신을 대구보건대학교 간호학과 2학년이라고 소개한 재학생 A씨는 “학교 측은 전문대학교육협의회 말을 무시하면서까지 개강을 강행하려고 한다. 총장은 학생들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고 모두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를 비롯한 재학생들은 △질 낮은 온라인 강의 △비위생적인 마스크 및 소독제 포장 △총학생회의 갑질 등을 지적했다. SNS상에서 대면강의 일자 관련된 내용이 떠돌자 총학생회 측은 그제야 추가적인 변수 가능성을 고려해 학교 측의 공식 입장을 밝히지 못한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총학생회 측은 “내달 5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연장됨에 따라 11일로 등교 일자를 변경한 것은 사실상 맞다. 하지만 지난 21일 총장과의 화상회의 결과 추가적인 변수가 가능성을 고려해 학교 측의 공식 입장은 하지 못한 상태임을 전달받았다”며 “전문대학의 경우 지역 협의체가 아닌 전문대학협의회에서 결정된 사항을 공동으로 따르는 것이기에 변수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등록금을 일부 돌려달라는 학생들의 요구가 빗발치자 기존에 있던 장학금을 분위 확대에 새로 만들어진 학생 지원금처럼 꾸몄다는 폭로도 나왔다. 0~6분위에서 0~8분위로 확대했지만 사실상 8분위 이상 학생들은 아무런 혜택이 없다는 것이다. 재학생들은 “국가에서 의무적으로 등록금을 반환하라는 정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돌려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일침을 가했다.

사진=대구보건대학교 총학생회 페이스북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포장하는 현장 상황에 대해서도 우려를 제기했다. 총학생회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 속에는 외부 옷을 입은 채 작업을 실시하고 있었다.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포장한 비닐 안에는 안내문이 넣어졌고, 소독 여부도 모르는 일반 봉투에 넣어져 오히려 감염병을 일으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A씨는 “우리 학교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다른 학교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일어나고 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학교 이름을 걸고 논란이 되는 글을 쓰면 피해가 오겠지만 똑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공론화하게 됐다”며 “아무런 대책 없이 학생들을 무시하는 학교 태도에 화가 난다. 학생들이 마치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착각한 상황으로 무마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확진자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완전히 나아진 것은 아니다. 집단감염이 발생할 수도 있는 시기에 대면강의를 강행하려는 대학의 태도를 규탄하는 게 마땅하다. 학교 측은 학생들이 계속 무식하길 바랄 것이다. 자신의 일이라 생각하고 항의를 함께 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뉴스쿡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