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내부적으로 정리 됐으면 어땠을까” 황당한 중앙보훈병원 발언

7평 방에 확진자 접촉 간호사 15명 단체격리 논란
병원 측 “사실과 다른 보도에 억울”
간호사들 “사실임에도 사과는커녕 이미지 걱정만” 비판

조정미 기자 승인 2020.09.11 14:37 의견 0
11일 오전 중앙보훈병원이 간호사 등에게 보낸 메시지. 사진=제보자 제공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국가보훈처 산하의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에서 환자와 접촉한 간호사들을 좁은 방에 격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체격리 물의와 관련해 현장 간호사들과 병원 측의 입장은 확연히 갈라졌다. 

익명을 요구한 중앙보훈병원 간호사 A씨는 “방역 당국의 지침에 따라 했다곤 하지만 코로나 확진자 접촉자를 한 공간에 몰아넣은 것은 엄연히 잘못된 것이다”며 “그동안 조용히 있다가 누군가의 제보로 인해 문제가 알려지자 사과는커녕 훼손된 병원 이미지만 걱정하고 있다”며 병원 측 태도를 비판했다.

실제 중앙보훈병원 측이 11일 오전 9시경 간호사 등 병원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는 논란과 관련해 제대로 된 사과와 입장은 포함되지 않았다. 억울하다는 병원 측의 호소와 내부 폭로자를 겨냥한 듯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중앙보훈병원은 논란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허재택 중앙보훈병원장은 “방역 당국에서 병원 대응이 적절했다고 확인했으며, 9월 10일자로 추가 확진자 없이 코호트 격리가 정상적으로 해제됐다. 그러나 사실과 다른 언론보도로 인해 병원 이미지가 추락했다”며 “누군가가 악의적으로 내용을 흘리지는 않았다고 생각하나 내부적으로 정리가 됐으면 어땠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과 다른 보도로 인해 직원들의 노력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병원에서는 방역 당국의 지침에 따라 정확하게 대응했다. 물론 대응하기 위한 약간의 시차는 어쩔 수 없다”며 “서로를 비난하며 지난 일들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그날까지 힘을 합쳐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전했다.

앞서 병원 측은 지난달 27일 보훈병원 입원 환자 중 확진자가 발생하자 확진자 발생 병동에 대한 코호트 격리를 경정했다. 

코호트 격리 준비 과정에서 확진자 발생 당일인 지난달 27일부터 다음날까지 해당 병동 간호사 15명을 병동 내 7평 사무실에 한꺼번에 격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28시간가량 좁은 방에 격리돼 있었다. 특히 이들 중에는 임산부도 포함돼 있어 논란은 더욱 가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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